색을 세 개 넘게 쓰면 인쇄비가 올라가고 작게 줄였을 때 뭉칩니다. 색은 눈으로 고르시더라도 기록은 표준 이름과 번호로 남겨두셔야 합니다.
화면에서 본 색과 인쇄된 색은 원리가 달라서 애초에 같을 수 없습니다.
로고 시안을 받으면 색이 여러 개 들어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화면에서는 화사해 보여서 그대로 정하게 되고요.
그러다 인쇄를 맡기면 견적이 생각보다 나오고, 나온 물건을 보면 화면에서 본 색과 다릅니다.
색은 로고에서 가장 나중에 정하는 요소인데 가장 먼저 문제를 일으킵니다. 오늘은 색을 몇 개로 잡고, 어떻게 기록하고, 인쇄와 화면 사이를 어떻게 맞출지 정리해 드립니다.
색은 두 개면 충분하다


먼저 개수입니다. 작은 매장 로고는 색 두 개, 많아야 세 개면 됩니다.
하나는 비용입니다. 인쇄에서는 쓰는 색상 수에 따라 값이 달라지는 방식이 있습니다. 봉투나 스티커를 만들 때 한 도로 하면 눈에 띄게 쌉니다.
두 번째는 축소입니다. 색이 많으면 작게 줄였을 때 경계가 섞여 지저분해집니다. 비슷한 밝기의 색끼리 붙어 있으면 한 덩어리로 보이거든요.
두 개를 쓰신다면 이렇게 나눕니다. 하나는 우리를 대표하는 색, 하나는 글자나 배경에 쓸 무채색이요. 검정이나 짙은 회색이면 무난합니다. 이 조합은 어느 배경에 올려도 크게 어긋나지 않아요
세 번째 색이 꼭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강조할 자리가 따로 있을 때요.
다만 세 번째 색은 로고 안에 넣지 마시고 포장이나 게시물에서만 쓰시는 편이 낫습니다.
색 이름을 표준으로 적어두면 분쟁이 준다
색을 정하고 나서 "파란색"이라고만 적어두면 나중에 반드시 문제가 생깁니다. 인쇄소가 생각하는 파랑과 우리가 생각하는 파랑이 다르거든요.
국내에는 색 이름을 정해둔 국가표준이 있습니다. 기본색이름이 열다섯 개인데, 유채색 열두 개와 무채색 세 개로 나뉩니다.
여기에 수식어를 붙여 계통색이름을 만드는 방식이에요. 국가기술표준원은 색채표준 자료를 무료로 내려받게 해두었고, 표준색이름과 활용편을 합쳐 346종의 색채를 담고 있습니다 (출처: 국가기술표준원 색채표준정보, KS A 0011 물체색의 색이름).
실무에서는 여기에 하나를 더 붙이시면 됩니다. 인쇄용 별색 번호와 화면용 색 코드요. 그러니까 기록은 세 줄이 됩니다.
우리말 색이름, 인쇄용 번호, 화면용 코드입니다
이 세 줄을 종이에 적어두고 인쇄를 맡길 때마다 같이 보내세요. 이것만 해도 색이 달라져서 다시 만드는 일이 거의 없어집니다.
업체가 바뀌어도 같은 색이 나오고요.
화면 색과 인쇄 색은 애초에 다르다


여기는 원리를 아셔야 마음이 편해집니다. 화면은 빛을 쏘고 인쇄는 잉크를 얹습니다.
만드는 방식이 반대라서 완전히 같은 색은 나올 수 없습니다.
특히 안 맞는 쪽이 정해져 있어요. 형광에 가까운 밝은 색, 아주 진한 파랑, 선명한 주황은 인쇄에서 흐려집니다.
화면에서 제일 예뻐 보이는 색이 인쇄에서 제일 실망스러운 색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순서를 이렇게 잡으시면 좋습니다. 인쇄에서 나올 수 있는 색을 먼저 고르고, 그 색에 맞춰 화면 색을 정하는 겁니다.
반대로 하면 매번 아쉬워집니다.
확인하는 방법도 간단합니다. 인쇄소에서 쓰는 색 견본 책자를 한 번 보여달라고 하세요. 종이에 실제로 찍힌 색이라 화면보다 정확합니다.
그 자리에서 손으로 짚어 고르시면 됩니다. 견본을 볼 때는 실제로 쓸 종이 종류도 같이 물어보세요.
같은 잉크라도 종이에 따라 색이 달라 보이거든요.
업종에서 이미 몰려 있는 색은 피한다


색을 고를 때 감정이나 상징부터 찾아보게 되는데, 그보다 먼저 볼 게 있습니다. 우리 동네 같은 업종이 무슨 색을 쓰고 있는지요.
지도 앱에서 스무 곳만 훑어보시면 금방 보입니다. 약국은 초록과 파랑, 정육점은 빨강, 아이 관련 업종은 노랑 계열이 많습니다.
이건 우연이 아니라 학습된 약속이라 손님이 업종을 빨리 알아보게 해줍니다.
아직 안 알려진 매장이면 그 계열 안에 있는 게 안전합니다. 대신 같은 계열에서 밝기나 진하기를 다르게 가시면 됩니다.
이미 알려진 매장이면 비어 있는 색으로 가서 구별을 만드는 쪽이 낫고요. 이때도 업종을 알리는 일은 간판 문구가 맡으면 됩니다.
한 가지 주의할 게 있습니다. 비어 있는 색에는 대개 이유가 있습니다. 음식점에서 파랑 계열이 드문 건 식욕과 관련이 있다고들 하고요.
비어 있다고 해서 늘 좋은 자리인 건 아닙니다.
색을 정하면 안 쓸 색도 같이 정한다
마지막입니다. 쓸 색만 정하면 반년 뒤에 색이 늘어납니다. 급하게 만든 안내문에 빨강이 들어가고, 명절 게시물에 금색이 들어가는 식으로요.
그래서 안 쓸 색을 같이 적어두세요. 세 개면 충분합니다. 우리는 형광색을 안 쓴다, 우리는 빨강을 안 쓴다처럼요.
안 쓸 색이 정해져 있으면 급할 때도 흔들리지 않습니다.
그리고 예외 규칙도 하나만 만들어두시면 좋습니다. 안전이나 법으로 정해진 표시는 예외입니다.
소화기 위치나 출입 금지 표시는 정해진 색을 써야 하니까요. 이건 브랜드보다 앞서는 기준이에요.
색 기준까지 정하셨으면 한 장짜리 문서로 묶어두세요. 요비(Yo-B)가 브랜드 기준을 한 장으로 정리하는 방법을 적어두었습니다.
https://yo-b.com/ko/blog/yo-b-editor-brand-guide
색은 두 개면 충분합니다. 우리말 색이름과 인쇄용 번호와 화면용 코드 세 줄로 적어두시고, 인쇄 쪽에서 나올 수 있는 색을 먼저 고르세요. 동네 같은 업종 스무 곳을 훑어 겹치는 계열을 확인하시고, 마지막으로 안 쓸 색 세 개를 같이 적어두시면 됩니다.
우리 매장이 앞으로 안 쓰기로 정할 색이 하나 있다면 무엇인가요? 댓글로 남겨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