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디자인에 얼마 쓰셨어요?" 이 질문에 바로 답하시는 분은 드뭅니다.
폰트 하나, 이미지 사이트 한 달치, 명함 인쇄, 상세페이지 외주비가 각각 다른 날 다른 카드로 빠져나갔거든요.
세어보려다 명세서 앞에서 그냥 덮으신 적 있으시죠. 어디까지가 디자인 비용인지도 애매하고, 다 더해보면 생각보다 클까 봐 겁도 나고요.
솔직히 말하면 금액이 커서 문제가 되는 경우는 드뭅니다. 한 건에 만 원, 이만 원이라 그때그때 결제하고 잊어버리는 쪽이 문제입니다.
오늘은 디자인 비용 정리를 다섯 단계로 한 바퀴 돌아봅니다.
디자인 비용 정리, 석 달치 명세서부터 모으세요.
세어보지 않은 돈은 줄일 수 없습니다. 그래서 첫 단계는 명세서를 긁어모으는 일입니다.
최근 석 달치 카드 명세서와 계좌 이체 내역을 펼쳐놓고 디자인과 관련된 내역에 표시합니다.
폰트, 사진, 편집 도구, 인쇄, 외주, 촬영, 굿즈 제작까지 전부 포함합니다.
내역마다 옆에 한 글자만 적으면 됩니다. 매달 빠져나가면 '월', 한 번 쓰고 끝났으면 '건'.
석 달치를 다 표시하면 두 가지가 보입니다. 쓰지도 않는데 계속 나가는 구독, 그리고 같은 일을 매번 새로 결제하는 내역입니다.
여기까지 30분이면 됩니다. 이 30분이 뒤 단계 전부의 근거가 됩니다. 표시한 종이는 버리지 말고 사진으로 찍어 보관하세요.
석 달 뒤 같은 작업을 다시 할 때 비교할 기준이 됩니다.
여기까지 하셨으면 이미 절반은 끝난 겁니다.
구독료는 금액보다 개수가 문제입니다.


'월'로 표시한 내역만 따로 옮겨 적습니다.
구독료를 보면 다들 비싼 것부터 찾으십니다. 정답은 조금 다릅니다. 구독은 한 건의 금액보다 개수가 문제입니다.
월 9,900원짜리 다섯 개면 1년에 59만 원이 넘어가는데, 한 건씩 볼 때는 큰돈으로 느껴지지 않거든요.
도구를 쓰는 매장은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소상공인의 디지털·스마트 기술 활용률은 2023년 18.0%에서 2024년 27.2%로 올랐습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2024년 소상공인실태조사 결과입니다. 그러니까 쓰는 도구가 늘면 구독 건수도 같이 늘어납니다.
각 구독 옆에 지난달 몇 번 들어갔는지 적어보세요. 0번인 것은 해지 후보입니다.
해지가 망설여지는 건 대개 언젠가 쓸 것 같아서입니다. 그럴 때는 연 결제를 월 결제로 되돌려두고 두 달만 더 지켜보세요.
연 결제 할인은 실제로 쓰는 도구에만 의미가 있습니다.
정리한 목록은 결제일 순서대로 정렬해 둡니다. 어느 주에 지출이 몰리는지 한눈에 보입니다.
무료 도구로 충분한 자리는 어디까지일까요?


가르는 기준은 하나입니다. 만든 것이 밖에서 얼마나 오래 쓰이는가입니다.
며칠 지나면 흘러가는 SNS 게시물이나 매장 안내문은 무료 도구로 충분합니다. 무료 폰트, 무료 템플릿, 기본 편집 기능이면 됩니다.
반대로 간판, 로고, 포장재처럼 한 번 만들면 몇 년을 쓰는 것에 돈을 쓰는 편이 낫습니다. 나중에 고치는 비용이 처음 만드는 비용보다 큽니다.
그런데요, 무료 폰트를 쓸 때 꼭 확인할 게 있습니다. 상업적 사용 허용 범위입니다. 인쇄물은 되고 굿즈 판매는 안 되는 폰트가 흔합니다.
배포처의 사용 범위 안내를 캡처해서 원본 파일과 같은 폴더에 보관해 두세요. 몇 해 뒤 같은 파일을 다시 열었을 때 이 캡처가 근거가 됩니다.
외주와 직접 제작은 취향이 아니라 시간으로 가릅니다.
직접 만들지 맡길지는 취향보다 시간으로 가르는 편이 낫습니다.
기준은 두 개면 됩니다. 내가 만들면 몇 시간이 걸리는지, 그리고 그 만든 것을 몇 년 쓸 것인지.
기준 | 직접 만들기 | 맡기기 |
내가 만들면 걸리는 시간 | 세 시간 안 | 세 시간 넘음 |
만든 것을 쓰는 기간 | 며칠에서 몇 주 | 몇 년 |
예 | SNS 게시물, 매장 안내문 | 간판, 로고, 포장재 |
외주 단가는 감이 잘 안 잡히실 텐데요. 2026년에 적용되는 초급 디자이너 노임단가는 하루 177,631원입니다(한국디자인산업연합회, 2026년 적용 디자인 노임단가). 사흘짜리 작업이면 사람값만 이 정도라는 뜻입니다.
이 숫자를 알고 나면 견적을 볼 때 기준이 생깁니다. 유난히 싼 견적이 왜 싼지도 짐작이 됩니다.
직접 만들기로 하셨다면 시간을 미리 못 박아두세요. 세 시간 넘어가면 멈추고 맡기는 식입니다. 제한이 없으면 주말이 통째로 사라집니다.
1년치를 한 장에 적어두면 급행 비용이 줄어듭니다


마지막은 열두 달을 한 장에 펼쳐놓는 일입니다.
칸은 다섯 개면 충분합니다. 구독료 합계, 인쇄물, 촬영, 외주, 예비비.
예비비는 전체의 15%쯤 잡아두면 됩니다. 급한 행사나 갑작스러운 메뉴 변경은 해마다 생기니까요.
칸마다 월별로 나눠 적으면 지출이 몰리는 달이 눈에 들어옵니다. 인쇄물은 보통 연초와 성수기 직전에 몰립니다.
몰리는 달을 알면 그 앞 달에 미리 준비해 급행 비용을 피할 수 있습니다.
예산을 짜기 전에 먼저 정해두면 편한 것이 있습니다. 우리 매장이 어떤 말투를 쓰고 어떤 색을 쓰는지입니다.
이게 정해져 있으면 도구를 바꾸거나 외주를 맡길 때마다 처음부터 설명하지 않아도 됩니다. 만든 것을 매번 다시 만드는 비용도 줄어듭니다.
AI 브랜딩 솔루션, 요비(Yo-B)에서 우리 매장의 말투와 색을 브랜드 DNA로 한 벌 정리해 둘 수 있어요. 그다음 단계인 SNS 게시물과 광고 이미지까지 같은 색과 말투로 이어서 만들 수 있어요.
디자인 비용이 새는 건 금액이 커서가 아니라 세어본 적이 없어서입니다. 세어본 돈만 줄일 수 있습니다.
디자인 비용 정리를 이 순서로 한 번 돌려두면 다음 해에는 30분이면 끝납니다.
여러분은 지금 디자인 구독을 몇 개나 쓰고 계신가요. 세어보시고 어느 칸에서 막히는지 댓글에 적어주시면 좋겠습니다.



